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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중부에서 만나는 여행지 : 카파도키아, 코냐, 하투샤

by 브라이언양 2025. 6. 21.

터키 카파도키아 관련 사진
터키 카파도키아 관련 사진

목 차 
1. 카파도키아: 꿈결 같은 풍경과 신비로운 동굴의 나라
2. 코냐: 이슬람 신비주의와 룸비야 셰익의 고향
3. 하투샤: 고대 히타이트 제국의 수도, 잊혀진 문명의 흔적

터키 중부에서 만나는 또 다른 터키: 숨은 보석 같은 여행지 3곳

터키는 동서양이 만나는 매혹적인 나라입니다. 대도시 이스탄불이나 지중해의 안탈리아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터키의 중심부에는 역사와 자연, 문화가 어우러진 진정한 보물 같은 여행지가 존재합니다. 터키 중부는 고대 문명의 유산과 이색적인 풍경으로 가득하며, 관광객에게 독특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터키 중부에서 꼭 방문해야 할 추천 여행지 세 곳을 소개합니다. 진짜 터키의 속살을 느끼고 싶다면 이 글을 끝까지 읽어보세요.

1. 카파도키아: 꿈결 같은 풍경과 신비로운 동굴의 나라

터키 중부 여행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단연 카파도키아(Cappadocia)입니다. 고대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기암괴석과 요정의 굴뚝(fairy chimneys)이라 불리는 독특한 암석 지형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장관을 이룹니다.

카파도키아를 대표하는 최고의 체험은 열기구 투어입니다. 이른 새벽, 해가 떠오를 무렵 수십 개의 열기구가 동시에 떠오르며 하늘을 수놓는 장면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황홀합니다. 바람에 따라 천천히 움직이는 열기구 안에서 바라보는 카파도키아의 풍경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입니다.

그 외에도 괴레메 야외 박물관(Göreme Open-Air Museum)은 빼놓을 수 없는 명소입니다. 이곳은 초기 기독교인들이 만든 동굴 수도원과 벽화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고요하고 신비로운 분위기 속에서 수백 년 전의 시간을 거닐 수 있죠.

또한 데린쿠유 지하도시(Derinkuyu Underground City)는 고대 사람들이 외침을 피해 만든 수십 층 규모의 지하 요새입니다. 좁고 복잡한 통로를 따라 내려가며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상상해보는 것도 색다른 체험입니다.

카파도키아는 단지 아름다운 자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현지 와이너리에서 시음하는 터키 와인, 도자기 마을 아브라노스에서의 체험, 전통 카페에서의 사프란 차 한 잔은 여행의 여유를 더해줍니다.

2. 코냐: 이슬람 신비주의와 룸비야 셰익의 고향

코냐(Konya)는 터키 중부 아나톨리아 고원의 중심에 위치한 도시로, 이슬람 신비주의 수피즘(Sufism)의 중심지이자 시인 ‘메블라나 젤랄레딘 루미(Mevlana Celaleddin Rumi)’의 도시입니다. 코냐는 터키에서도 보수적인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그만큼 깊은 정신적 유산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방문해야 할 곳은 메블라나 박물관(Mevlana Museum)입니다. 초록빛 돔이 인상적인 이 건축물은 과거 수피즘의 중심지였으며, 지금은 루미의 무덤이 있는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박물관 내부에는 수피즘과 관련된 유물, 악기, 복장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루미의 생애와 가르침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코냐에서는 전통적인 세마(Sema) 공연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하얀 옷을 입고 빙빙 도는 수피 무용수들의 신비로운 춤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선 하나의 영적 의식입니다. 주말 저녁 박물관 또는 시립 문화센터에서 무료 공연이 열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외에도 코냐에는 이낙 마드라사(Ince Minareli Medrese)카라타이 신학교(Karatay Medrese) 등 셀주크 시대의 건축 유산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어,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야외 박물관 같습니다. 그 섬세한 문양과 아라베스크 장식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코냐의 음식 또한 맛볼 만합니다. 특히 에트리크 에크메이(Etli Ekmek)은 일종의 터키식 피자로, 얇고 긴 빵 위에 고기와 채소를 얹어 구운 지역 특산물입니다.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을 자랑하며,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인기 있는 음식입니다.

3. 하투샤: 고대 히타이트 제국의 수도, 잊혀진 문명의 흔적

터키 중부의 역사적 매력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하투샤(Hattusha)를 놓쳐선 안 됩니다. 하투샤는 기원전 1600년경 고대 히타이트 제국의 수도로, 현재는 ‘보아즈칼레(Boğazkale)’라는 작은 마을 근처에 유적이 남아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곳은 고대 중동 문명의 중심지 중 하나로, 바빌로니아, 이집트와의 삼국 외교의 현장이기도 했습니다.

하투샤 유적지에 들어서면 마치 고대의 시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거대한 석문과 성벽, 신전과 궁전의 흔적들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특히 사자문(Lion Gate)왕문(King’s Gate)은 대표적인 볼거리입니다. 정교하게 조각된 사자상과 왕의 형상이 고대 히타이트의 권위와 위엄을 보여줍니다.

하투샤 주변에는 야즐르카야(Yazılıkaya)라는 바위 사원이 함께 존재합니다. 이곳에는 신과 왕들의 형상이 바위에 새겨져 있으며, 고대 히타이트인들의 종교적 신념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입니다. 특히 연중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과 추분에 맞춰 태양의 방향과 일치하는 구조로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그 과학적 정교함에도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하투샤는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앙카라에서 렌터카나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하루 일정으로도 충분히 방문할 수 있습니다. 유적지 자체는 넓기 때문에 도보보다는 차량을 타고 내부를 순환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하투샤는 일반 관광객보다는 고고학에 관심 있는 여행자나 조용하고 깊은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장소입니다. 붐비지 않고 한적하게 고대 유적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여정을 원하는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맺음말 

터키 중부는 단순히 ‘중간지대’가 아닙니다. 이곳에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자연의 경이로움, 깊은 역사적 배경, 그리고 영혼을 울리는 문화가 공존합니다. 카파도키아의 환상적인 풍경, 코냐의 영적 울림, 하투샤의 고대 유산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여행자를 맞이합니다.

조금 더 특별하고, 조금 더 깊이 있는 여행을 원하신다면 터키 중부로의 여정을 추천드립니다. 고요하지만 강렬한 감동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