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1. 규슈의 정수, 유후인과 벳푸 온천 여행
2. 섬나라의 진짜 얼굴, 오키나와의 푸른 바다와 역사
3. 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야쿠시마와 가고시마
따뜻한 남쪽 나라로의 초대 – 일본 남부 추천 여행지
북적이는 도쿄나 오사카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일본 남부 지역. 따사로운 햇살, 푸른 바다, 온천과 자연이 어우러진 이곳은 한적한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선택지입니다. 역사와 전통, 자연과 미식, 그리고 섬마을의 정취까지 담고 있는 일본 남부. 오늘은 그중에서도 특히 추천하고 싶은 세 곳을 골라 소개해드릴게요.
1. 규슈의 정수, 유후인과 벳푸 온천 여행
유후인의 고즈넉한 매력
유후인은 한적한 시골 마을 풍경이 인상적인 곳으로, 아기자기한 카페와 공방, 미술관이 마을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걸어서 여행하기 딱 좋아요. 유후인 역에서 유노츠보 거리(湯の坪街道)를 따라 걷다 보면 현지 장인이 만든 소품 가게, 향기로운 커피향이 나는 작은 카페들이 나타납니다. 그 끝에 있는 긴린코 호수(金鱗湖)는 꼭 들러야 할 명소입니다. 아침 안개가 낀 호수 위에 산 그림자가 어우러지며 몽환적인 풍경을 만들어내죠.
특히 가을철, 단풍이 호수 주변을 붉게 물들이는 시기에 유후인을 찾는다면 더욱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이곳은 관광지이지만 상업적이지 않고, 정갈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간직한 것이 매력입니다.
벳푸의 다채로운 온천 문화
벳푸는 유후인보다 더 본격적인 온천 마을로, 그 유명한 ‘지옥 온천(地獄温泉)’ 투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파란색의 우미 지옥(海地獄), 붉은 물이 인상적인 지노카이 지옥(血の池地獄), 진흙탕처럼 보글보글 끓는 오니이시보즈 지옥(鬼石坊主地獄) 등 각기 다른 색과 성격의 온천이 여행자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이외에도 벳푸에서는 모래찜질, 증기찜질, 탄산 온천 등 다양한 체험형 온천이 준비돼 있어, 단순히 몸을 담그는 것을 넘어선 ‘온천 문화’ 그 자체를 즐길 수 있습니다. 노천탕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경험은, 어느 리조트 여행보다도 깊고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습니다.
2. 섬나라의 진짜 얼굴, 오키나와의 푸른 바다와 역사
나하와 슈리성
오키나와의 중심 도시인 나하에서는 오키나와 전통 거리인 국제거리(国際通り)를 걸으며 지역 특산품을 구경하고, 오키나와 소바나 고야참푸루 같은 지역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현지 식당에서 만난 따뜻한 미소의 주인장과 나누는 짧은 대화, 소박한 그릇에 담긴 정성스러운 한 끼가 여행의 진짜 행복을 알려줍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슈리성(首里城)은 류큐 왕국의 수도였던 역사적인 장소로, 붉은 기와지붕과 중국식 건축 양식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느낌을 줍니다. 2019년 화재로 일부 소실되었지만 복원이 진행 중이며,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어요.
투명한 바다가 기다리는 섬들
오키나와 본섬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낄 때는 페리를 타고 자마미섬(座間味島)이나 토카시키섬(渡嘉敷島) 같은 주변 섬들로 떠나보세요. 맑고 투명한 바닷물 속에서 스노클링을 하다 보면, 열대어와 산호가 어우러진 바닷속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게 됩니다.
여름철 해수욕 시즌은 물론, 봄과 가을에도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바다를 즐길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시내와 떨어진 작은 섬에서의 하루는 아무 생각 없이 하늘을 바라보며 걷기만 해도 마음이 치유되는 듯한 기분을 줍니다.
해가 질 무렵, 바닷가에 앉아 붉게 물드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오키나와 여행의 묘미입니다.
3. 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야쿠시마와 가고시마
야쿠시마의 원시림 트레킹
야쿠시마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삼나무, ‘죠몬스기(縄文杉)’가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이 나무는 나이가 무려 7200년 이상으로 추정되며, 숲속 깊은 곳에 숨어 있어 하루 종일 트레킹을 해야 만날 수 있죠.
하지만 그 숲길은 정말이지 숨이 멎을 듯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비가 자주 내려서 ‘365일 중 300일은 비’라는 말이 있지만, 그 덕분에 숲은 언제나 촉촉하고 생명력 넘쳐요.
야쿠시마의 숲은 단순한 ‘산’이 아닌, 마치 살아 숨 쉬는 생명체 같아요. 트레킹 중에 마주치는 고목과 이끼, 안개에 덮인 풍경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원령공주 배경이 되기도 했죠. 야쿠시마는 자연이 주는 감동과 고요함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진짜 ‘힐링’의 장소입니다.
가고시마의 역사와 사쿠라지마
가고시마는 야쿠시마로 가는 관문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도 흥미로운 여행지입니다. 가장 인상적인 건 사쿠라지마(桜島)라는 활화산. 지금도 간헐적으로 연기를 뿜어내며 살아 있는 자연의 힘을 느끼게 해줍니다.
사쿠라지마는 배를 타고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근처 전망대에서는 웅장한 화산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요. 드라이브 코스로도 인기가 많고, 날씨가 맑은 날에는 산 위로 흘러나오는 연기와 구름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룹니다.
가고시마는 또한 일본 근대화의 선구자, 사이고 다카모리의 고향이기도 해요. 시내 곳곳에는 그의 동상과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어 역사에 관심 있는 여행자에게도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마무리하며 – 일본 남부, 느리게 걷는 여행의 기쁨
일본 남부는 한마디로 ‘여유’입니다. 북적이는 대도시의 긴장감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조금은 느리게 걸어도 괜찮다는 마음이 듭니다. 따뜻한 기후와 친절한 사람들, 맛있는 지역 음식과 풍부한 자연이 어우러진 곳. 일본이라는 나라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이 지역은, 일상의 속도에 지친 이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입니다.
규슈의 온천에서 피로를 풀고, 오키나와의 바다에서 휴식을 누리고, 야쿠시마의 숲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어보세요. 일본 남부에서의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사색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재즈 선율처럼, 잔잔하게 흐르는 일본 남부의 여행은 화려하진 않지만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습니다. 조용히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그 여운을, 여러분도 직접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다음 여행이 기다려지는 당신께, 남부 일본이 조용히 손짓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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