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1. 젠코지(善光寺)와 나가노 시내 — 천년의 시간을 간직한 영혼의 중심
2. 하쿠바(白馬) — 알프스의 설경과 사계절 액티비티의 천국
3. 마츠모토(松本)와 카미코치(上高地) — 자연과 예술, 고요함이 공존하는 여행의 완성
일본 나가노 가볼만한 곳 추천 |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진 힐링 여행
설산, 온천, 사찰, 그리고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나가노의 매력 속으로
1. 젠코지(善光寺)와 나가노 시내 — 천년의 시간을 간직한 영혼의 중심
나가노(長野) 여행의 시작은 단연 젠코지(善光寺)입니다. 7세기경 창건된 이 사찰은 일본 불교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나라나 교토보다 오래된 전통을 자랑합니다. 젠코지는 불교의 종파를 초월해 모든 사람에게 개방된 “무종파 사찰”로, 신앙의 상징이자 일본 국민의 마음속 깊이 새겨진 장소입니다.
젠코지를 방문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웅장한 산몬(山門)입니다. 이 문은 나가노의 상징적인 건축물로, 목재로 만들어진 장엄한 구조물 안에 “삼세해탈”을 상징하는 불상과 불화들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마음의 평온함을 얻고, 오래된 나무 냄새와 향내가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사찰 본당으로 들어가면 ‘오카이단메구리(お戒壇巡り)’라는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완전히 어두운 복도를 따라 손끝의 감각만으로 ‘열쇠’를 찾는 이 의식은 ‘진정한 깨달음’을 상징하며, 신앙심이 깊은 일본인들에게는 필수적인 수행 체험으로 여겨집니다. 관광객에게도 신비롭고 인상 깊은 경험이 됩니다.
젠코지 주변 거리에는 전통 과자점, 된장 가게, 그리고 장인의 찻집이 즐비해 있습니다. 특히 ‘오야키(おやき)’라는 나가노 명물 만두는 꼭 맛보아야 할 거리 음식입니다. 밀가루 반죽 안에 우엉, 가지, 단팥 등을 넣어 구운 이 음식은 나가노의 지역 정서를 대표하는 간식으로 손꼽힙니다.
사찰에서 조금만 걸어 내려오면 나가노 시내 중심가로 이어집니다. 이곳에는 쇼핑몰, 카페, 미술관, 그리고 온천이 있어 종교적인 분위기와 현대적인 감성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룹니다. 겨울철에는 눈이 내리는 젠코지의 장면이 마치 한 폭의 수묵화처럼 아름답고, 봄에는 벚꽃이 만발한 경내가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나가노 시내에서는 또한 나가노현 신미술관과 도부쓰엔(동물원)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가족 여행자라면 하루를 충분히 보낼 수 있을 만큼 다양한 볼거리가 있습니다. 특히 신미술관은 일본 현대미술의 흐름을 잘 보여주며, 건물 자체도 유명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설계로 예술성과 감성 모두를 충족시킵니다.
젠코지와 나가노 시내를 함께 돌아보면, 단순한 관광이 아닌 일본의 정신적 중심과 일상의 균형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2. 하쿠바(白馬) — 알프스의 설경과 사계절 액티비티의 천국
나가노현 서부에 위치한 하쿠바(白馬)는 일본 북알프스 산맥 아래 자리한 세계적인 산악 리조트 지역입니다. 1998년 나가노 동계 올림픽이 개최된 곳으로,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성지와 같은 장소입니다.
겨울의 하쿠바는 눈 덮인 산맥과 깨끗한 공기로 가득하며,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이 하쿠바 밸리(Hakuba Valley)로 몰려듭니다. 이곳에는 하포 원(八方尾根), 곤도라 리프트, 에코마운틴 등 수많은 스키장이 있습니다.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즐길 수 있는 코스가 다양하며, 설질이 부드럽고 눈의 양도 풍부해 매년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습니다.
하지만 하쿠바의 매력은 겨울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봄과 여름에는 등산, 트레킹, MTB(산악자전거) 등 다양한 아웃도어 액티비티가 여행자들을 기다립니다. 특히 ‘하포 이케(八方池)’ 트레킹 코스는 일본 알프스의 설산이 호수에 반사되어 비치는 장관으로 유명합니다. 맑은 날에는 거울처럼 반사된 산맥이 하늘과 맞닿아 있는 듯한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합니다.
여름철 하쿠바는 도심보다 5도 이상 시원하기 때문에, 무더위를 피하려는 일본인들의 피서지로도 사랑받습니다. 또한 산속에 자리한 자연 온천에서 눈 덮인 산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사계절 웰니스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하쿠바 알펜라인과 하쿠바 온천마을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하쿠바 고료 온천’은 맑은 청수와 숲속 향기가 어우러져 심신을 치유하는 장소로, 일본 특유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온천욕 후에는 현지 레스토랑에서 나가노 명물 ‘소바(蕎麦)’를 맛보는 것도 잊지 마세요.
겨울철 하쿠바에서는 ‘스노우 몽키 투어’도 인기가 많습니다. 이 투어는 야마나카노 근처에서 눈 속에서 온천을 즐기는 일본 원숭이(스노우 몽키)를 관찰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자연의 장면을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3. 마츠모토(松本)와 카미코치(上高地) — 자연과 예술, 고요함이 공존하는 여행의 완성
나가노현의 또 다른 보석은 마츠모토시(松本市)입니다. 이곳은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 중 하나로 꼽히는 마츠모토성(松本城)이 있는 도시이며, 도시 전체가 예술과 문화의 향기로 가득합니다. ‘검은 성’이라 불리는 마츠모토성은 에도 시대 이전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일본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특히 성의 외벽은 검은색 목재로 덮여 있으며, 흰 벽과 조화를 이루는 그 모습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봄에는 벚꽃과 함께 어우러져 사진 명소로 유명하며, 겨울에는 하얀 눈과 대비되어 고요하면서도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마츠모토성 주변에는 나카마치 거리(中町通り)와 나와테 거리(縄手通り)가 이어져 있습니다. 이곳은 전통 상점가로, 오래된 일본풍 가옥이 즐비하며 도자기, 공예품, 일본식 찻잔 등을 판매합니다. 특히 나카마치 거리는 흰색 벽의 ‘쿠라조코(蔵造り)’ 건물이 아름다워 포토존으로도 유명합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여행자라면 마츠모토 시립 미술관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쿠사마 야요이(草間彌生)의 고향이 바로 마츠모토이며, 미술관 내부에는 그녀의 대표작 ‘무한의 거울방(Infinity Mirror Room)’과 도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나가노의 자연적 고요함 속에서 현대 예술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공간입니다.
마츠모토에서 버스로 약 1시간 30분 이동하면 카미코치(上高地)라는 천상의 계곡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일본 알프스의 중심부로, 해발 약 1,500m의 고원지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카미코치는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 경관 중 하나로, “신의 땅”이라고 불릴 만큼 신비롭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대표적인 명소는 가파바시(河童橋)입니다. 투명한 아즈사 강 위에 놓인 나무다리에서 바라보는 호타카산의 풍경은 말 그대로 그림 같습니다. 여름에는 초록빛 숲이, 가을에는 단풍이 산 전체를 붉게 물들이며, 겨울에는 고요한 설경이 펼쳐집니다.
카미코치는 자동차로 직접 진입이 제한되어 있어, 환경 보호가 철저히 이루어집니다. 대신 시나노 오마치나 히라유온천 버스터미널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합니다. 이런 교통 체계 덕분에 자연 훼손이 최소화되어, 방문객들은 깨끗하고 순수한 대자연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고요한 숲과 청명한 강물 소리가 마음을 정화시키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완전한 휴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