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1. 고대 도시의 전설, 페트라(Petra)
2. 붉은 사막의 장관, 와디 럼(Wadi Rum)
3. 홍해의 낙원, 아카바(Aqaba)
요르단 남부에서 만나는 풍경들
중동의 작은 나라 요르단은 작지만 깊고 풍요로운 역사를 자랑합니다. 그중에서도 요르단 남부는 모험, 역사, 자연이 완벽히 어우러진 보물 같은 지역입니다. 수도 암만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며,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고대의 숨결과 우주의 신비를 동시에 느끼게 됩니다. 지금부터 요르단 남부에서 절대 놓쳐선 안 될 세 곳의 여행지를 소개합니다.
1. 고대 도시의 전설, 페트라(Petra)
요르단을 대표하는 여행지이자, 전 세계 여행자들의 버킷리스트 1순위에 꼽히는 곳이 바로 페트라입니다. 페트라는 기원전 1세기경 나바테아 왕국의 수도로 번영했던 도시로, 붉은 사암 절벽을 깎아 만든 신전과 무덤이 도시 전체에 가득합니다. 이 고대 도시는 198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2007년에는 신(新)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페트라를 탐험하려면 하루로는 부족합니다. 시크(Siq)라 불리는 약 1.2km의 좁은 협곡을 지나면 갑자기 나타나는 알 카즈네(Al-Khazneh, 보물창고)는 그야말로 압도적입니다. 해질 무렵 햇살에 붉게 물든 절벽의 모습은 누구나 감탄하게 만들죠. 페트라 내부에는 이 외에도 로마식 극장, 왕의 무덤, 수도원(Ad-Deir) 등 수십 개의 유적이 흩어져 있어 트레킹하듯 돌아보아야 합니다.
여행 팁으로는, 하루 전날 페트라 바이 나이트(Petra by Night) 프로그램을 예약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밤하늘 아래 촛불로 밝혀진 시크와 알 카즈네는 낮과는 또 다른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입장료는 별도이며, 수요일과 월요일, 목요일 저녁에 진행됩니다.
페트라를 보다 깊이 있게 보고 싶다면, 오전 일찍 입장하여 고지대 트레일인 ‘엘 데이르(Ad-Deir)’까지 오르길 권합니다. 800여 개의 계단을 오르면 웅장한 수도원이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곳은 비교적 덜 붐비는 편이어서 조용히 고대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장소입니다.
2. 붉은 사막의 장관, 와디 럼(Wadi Rum)
페트라에서 남쪽으로 차로 약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한 와디 럼은 또 다른 요르단의 자랑입니다. 와디 럼은 아라비아 사막의 중심에서 펼쳐지는 광활한 붉은 모래 사막으로, 일명 ‘달의 계곡(Valley of the Moon)’이라 불릴 정도로 비현실적인 풍경을 자랑합니다.
이곳은 수많은 영화의 촬영지로도 유명합니다. ‘마션(The Martian)’, ‘스타워즈: 로그 원’, ‘듄(Dune)’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이곳에서 촬영되었고, 이 덕분에 와디 럼은 외계 행성을 연상케 하는 비주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와디 럼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지프 투어와 베두인 캠프 숙박이 필수입니다. 현지 베두인 가이드가 운전하는 지프를 타고 사막을 누비며, 로렌스 스프링, 붉은 사구, 버즈래니 바위 다리, 인스크립션 협곡 등을 돌아보게 됩니다. 베두인들은 친절하고, 투어 중 간단한 차와 간식을 제공하기도 하며, 그들만의 전통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합니다.
저녁이 되면, 사막 속 캠프에서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바라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전기가 제한되거나 아예 없는 캠프도 있지만, 오히려 별빛을 즐기기에 최적입니다. 베두인 전통 저녁식사(잔브)는 모래 구덩이에 고기와 채소를 넣고 익힌 요리로, 독특한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여름이라도 따뜻한 외투가 필요하고, 사막의 태양은 강렬하므로 선글라스, 모자, 자외선 차단제, 물을 충분히 준비해야 합니다. 투어는 보통 2~4시간, 또는 하루 코스로 운영되며, 캠프와 함께 예약하면 비용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3. 홍해의 낙원, 아카바(Aqaba)
요르단의 남단에 위치한 항구 도시 아카바는 붉은 사막과 고대 유적 사이에서 만나는 청량한 바다의 휴식처입니다. 이곳은 요르단이 유일하게 바다와 맞닿은 도시이며, 아름다운 홍해(Red Sea) 해안선을 따라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와 휴양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아카바는 스노클링과 스쿠버다이빙의 명소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다이빙 포인트들이 곳곳에 분포해 있습니다. 코랄 가든, 일본 정원, 세다코 유조선 침몰지 등은 형형색색의 산호와 열대어들이 살아 숨 쉬는 수중 낙원입니다. 특히 요르단 해군이 퇴역 항공기를 바다에 침몰시켜 만든 인공 어초 지대는 이색적인 수중 탐험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해양 스포츠 외에도 아카바 시내에는 수크(재래시장), 로컬 식당, 커피숍 등이 즐비해 있어 현지인의 삶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요르단에서 가장 개방적인 도시 중 하나로,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면세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쇼핑에도 유리합니다.
아카바는 와디 럼이나 페트라와 연계 여행하기 좋으며, 이스라엘(엘랏),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타바)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육로 국경을 통한 주변국 여행의 거점 역할도 합니다. 단, 육로 이동 시 여권과 비자 요건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각국 입출국 규정이 다르므로 사전 정보 수집이 중요합니다.
아카바에서는 고급 리조트부터 중급 호텔까지 다양한 숙소가 있어 예산에 맞는 선택이 가능합니다. 또한 많은 리조트에서 전용 해변과 스노클링 장비를 제공하므로, 여유로운 해양 휴양을 원한다면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요르단 남부는 고대 유적과 자연, 그리고 따뜻한 인간미가 공존하는 놀라운 장소입니다. 페트라에서 역사의 장엄함을 느끼고, 와디 럼에서 광활한 우주의 숨결을 마시며, 아카바에서 바다의 청량함으로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세 장소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어 여행 일정에 따라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으며, 요르단이라는 나라의 폭넓은 매력을 온전히 경험하게 해 줍니다. 중동 여행이 다소 낯설게 느껴졌다면, 요르단 남부는 분명 그 인식을 바꿔줄 최고의 여행지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