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1. 다낭 - 현대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해변 도시
2. 후에 – 베트남의 옛 수도, 시간의 흔적을 걷다
3. 호이안 – 시간이 멈춘 도시, 밤이 빛나는 골목길
베트남 중부, 여행자의 심장을 두드리는 땅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매혹적인 장소를 찾고 있다면, 베트남 중부는 그 이상을 보여줍니다. 북부 하노이의 고요한 분위기와 남부 호치민의 활기 사이에서, 중부는 두 세계가 만나는 지점입니다. 자연의 경이로움과 역사적 깊이,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까지. 이번 글에서는 중부 지역의 주요 도시 세 곳—다낭, 후에, 호이안을 중심으로 여행자에게 추천하는 관광지를 소개하겠습니다.
화려한 겉모습보다는 은은한 매력을 지닌 이곳은, 빠르게 소비되는 여행지가 아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장소들로 가득합니다. 그래서 한 번 다녀온 이들은 대부분 다시 찾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돌아가죠. 사람들의 친절함과 천천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그런 특별한 여정이 바로 베트남 중부입니다.
1. 다낭 - 현대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해변 도시
● 미케 해변 – 한적함과 낭만이 공존하는 바다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중 하나인 미케 해변(My Khe Beach)은 고운 모래와 맑은 바다가 인상적입니다. 특히 아침 해가 떠오르는 순간은 환상적이며, 파도 소리와 함께 하루를 여는 그 순간만으로도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해변가를 따라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면, 찰랑이는 물결과 부드러운 바닷바람이 온몸을 감싸줍니다.
또한 해가 질 무렵 붉은 노을 아래 해변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옵니다. 현지 상인들이 작은 오토바이 식당에서 즉석에서 해산물을 구워 팔기도 하므로, 천천히 앉아 바닷바람 맞으며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맛보는 즐거움도 놓치지 마세요.
● 바나힐 – 유럽풍 판타지 세계
해발 1,487m 고지에 위치한 바나힐(Ba Na Hills)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중세 유럽 풍의 마을과 거리 예술가들, 그리고 유명한 '골든 브릿지(Golden Bridge)'가 펼쳐집니다.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곳곳에 설치된 정원과 동화 속 풍경처럼 꾸며진 테마파크에서는 연중 다양한 축제와 공연이 이어져 즐거움을 더합니다.
특히 꽃으로 가득한 정원에서 햇살 아래 산책하거나, 테마파크의 놀이기구를 타며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을 느껴보세요. 날씨가 좋으면 산 정상에 올라 멀리 다낭 시내의 전경과 한강이 어우러진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 드래곤 브릿지 – 야경의 백미
다낭의 상징인 드래곤 브릿지에서는 주말마다 불과 물을 뿜는 퍼포먼스가 열립니다. 야경과 함께 즐기는 산책은 도시와 사람 사이의 조용한 대화를 느끼게 합니다. 다리 위를 걸을 때면, 반짝이는 조명과 강물 위로 퍼지는 빛이 어우러져 마치 마법 같은 순간을 선사합니다.
주말 저녁이면 다리 아래 강변에는 작은 포장마차에서 분짜와 스프링롤을 파는 노점들이 모여 있어, 현지인처럼 길거리 음식을 즐기며 한강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다리 아래 공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2. 후에 – 베트남의 옛 수도, 시간의 흔적을 걷다
● 후에 황궁 – 왕조의 위엄이 살아 있는 유적지
1802년부터 1945년까지 응우옌 왕조의 수도였던 후에는 황궁(Hue Imperial City)을 중심으로 왕실의 흔적이 짙게 남아 있습니다. 정원과 궁의 아름다움은 과거의 시간이 현대를 맞이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해자(護堤)로 둘러싸인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오래된 역사책 속으로 들어간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내부에는 왕의 연회장, 사원, 관청 등 다양한 건축물이 남아 있는데, 각각의 건축물마다 응우옌 왕조의 건축미와 그 시대의 철학이 묻어 있습니다. 가이드를 따라 천천히 둘러보면, 눈에 보이는 것 너머에 숨겨진 옛 이야기들이 하나둘 펼쳐집니다.
● 티엔무 사원 – 강 위에 떠 있는 고요한 사원
향강(Perfume River)변에 위치한 티엔무 사원은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특히 배를 타고 바라보는 일몰은 잊을 수 없는 장면을 선사합니다. 사원 안에 들어서면, 종소리가 잔잔히 울려 퍼지며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줍니다.
주변에는 작은 찻집과 기념품 가게가 있어, 전통 차를 한 잔 마시며 사원의 정취를 즐길 수 있습니다. 차 한잔을 마시며 사원 경내를 바라보면, 복잡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 황제릉 – 베트남식 죽음의 미학
투득 황제릉과 카이딘 황제릉은 베트남의 독특한 건축 양식과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화려하면서도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삶과 죽음에 대한 사색이 자연스레 따라옵니다. 능묘까지 연결된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곳곳에 놓인 꽃과 조각들이 황제의 마지막 집무실을 떠올리게 합니다.
특히 카이딘 황제릉의 경우, 내부에 사용된 다양한 모자이크와 조각 장식은 단순한 무덤을 넘어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해질녘 즈음, 능 주변 호수 너머로 비치는 노을은 황제의 혼이 머무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3. 호이안 – 시간이 멈춘 도시, 밤이 빛나는 골목길
● 올드타운 – 등불 아래 걷는 유럽식 아시아
호이안 올드타운은 프랑스, 일본, 중국의 건축 양식이 공존하며, 밤이 되면 형형색색의 전통 등불이 거리를 밝힙니다. 그 풍경은 마치 한 장의 그림처럼, 감성을 자극하는 풍경을 선사합니다. 낮에는 자전거를 빌려 시장을 돌아보고, 강가를 따라 커피 한 잔 즐기는 여유를 누려보세요.
특히 해질녘이 되면 등불을 달기 위해 준비하는 상인들의 손길이 분주해지는데, 그 모습조차도 한 편의 공연처럼 느껴집니다. 여행자는 자연스럽게 그 장면 속으로 스며들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순간을 온전히 경험하게 됩니다.
● 일본 다리 – 문화가 만나는 지점
1590년대 일본 상인들이 지은 일본 다리는 동서양의 문화가 만나는 역사의 흔적입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그 안에는 수백 년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작은 연못과 주변 가옥들은 마치 동양화 속 한 장면 같습니다.
이곳에서는 매년 전통공예 축제가 열리기도 하며,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마치 옛 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햇빛이 다리 위로 내려앉아 금빛으로 반짝이니, 꼭 낮과 밤 두 번 모두 방문해 보시길 권합니다.
● 쿠킹 클래스와 전통공예 체험
호이안에서는 시장 투어와 쿠킹 클래스를 통해 현지 문화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손으로 직접 만드는 체험은 여행의 깊이를 더해주며, 호이안이라는 도시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살아 있는 문화’임을 느끼게 해줍니다. 시장에서 다양한 향신료를 접하며, 베트남 특유의 맛과 향을 온몸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전통공예 체험에서는 나무 조각, 등불 제작, 실크 천 염색 등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는데, 직접 만든 작품을 기념품으로 가져가면 여행의 기억이 오래도록 남습니다. 마을 어르신들로부터 직접 전수받은 기술을 배울 때면, 문화의 흐름 속에 자신이 잠시 녹아드는 듯한 특별한 감동을 느낍니다.
마무리하며 – 천천히 걷고, 깊게 스며드는 여행
베트남 중부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인간과 자연,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땅입니다. 빠르게 소비되는 여행 대신, 천천히 걷고 오래도록 기억되는 여정을 원한다면 이곳을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느린 걸음으로 이 도시들을 거닐다 보면,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나듯 편안한 기분이 들 것입니다.
다낭의 활기, 후에의 깊이, 호이안의 감성적인 밤. 각각의 도시가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하나로 이어질 때 비로소 완벽한 여행이 됩니다. 언제든 다시 돌아오고 싶은 곳, 그것이 바로 베트남 중부입니다. 이 글이 여러분의 여행 계획에 작은 영감을 주길 바라며, 언젠가 직접 경험한 풍경 속에서 여러분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