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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중부 추천 여행지 : 바간, 만달레이, 포빠산

by 브라이언양 2025. 6. 11.

미얀마 바간 관련 사진
미얀마 바간 관련 사진

목 차 
1. 붉은 대지 위의 불교 유산, 바간(Bagan)
2. 왕조의 마지막 숨결, 만달레이(Mandalay)
3. 자연과 신화의 경계, 포빠산(Mount Popa)

미얀마 중부 여행지 추천: 바간, 만달레이, 포빠산의 매력

동남아시아의 매혹적인 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진 나라, 미얀마. 그중에서도 중부 지역은 고대 왕국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여행의 보고입니다. 아직은 관광객의 발길이 비교적 덜한 이곳은 진정한 '느린 여행'의 매력을 선사합니다. 바간의 황금빛 사원들, 만달레이의 역사 깊은 왕궁과 수도원, 그리고 포빠산의 신비로운 화산 풍경까지. 이 글에서는 미얀마 중부에서 꼭 가볼만한 세 곳의 여행지를 소개합니다.

1. 붉은 대지 위의 불교 유산, 바간(Bagan)

바간은 미얀마 중부에 위치한 고대 도시로, 한때 11세기부터 13세기까지 버마 제국의 수도였습니다. 이 도시는 현재에도 2,000개 이상의 파고다(불탑)와 사원이 붉은 평야 위에 펼쳐져 있어, 마치 한 편의 불교 서사시를 걷는 듯한 감동을 줍니다. 바간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미얀마 불교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대표적인 사원으로는 아난다 사원(Ananda Temple)이 있습니다. 이 사원은 아름다운 대칭 구조와 세밀한 부조로 유명하며, 내부에는 네 방향을 바라보는 거대한 불상이 안치되어 있어 매우 인상적입니다. 정교한 조각들과 신비로운 분위기는 이곳이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라 아직도 살아 숨 쉬는 신앙의 공간임을 말해줍니다.

바간의 진가는 일출과 일몰에 드러납니다. 해가 지평선 위로 떠오르거나 질 때, 수많은 사원들이 황금빛으로 물들며 환상적인 장관을 연출합니다. 쉐산도 파고다(Shwesandaw Pagoda)는 일출 명소로 유명했지만, 현재는 보존 문제로 등반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대신, 최근에는 뷰잉 힐(Viewing Hill)이라는 공식 전망대가 생겨 사원 지대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명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간은 전기 스쿠터를 타고 유적지를 탐방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복잡한 대중교통이 없어 오히려 여행자가 더욱 자유롭게 느긋한 여정을 즐길 수 있습니다. 유서 깊은 마을을 가로지르며 불교의 깊은 숨결을 느껴보세요. 바간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신성한 공간입니다.

2. 왕조의 마지막 숨결, 만달레이(Mandalay)

만달레이는 미얀마 제2의 도시이자, 19세기 꼰바웅 왕조의 마지막 수도입니다. 이 도시는 역사적 유적과 현대적 생활이 묘하게 공존하는 공간으로, 트래디셔널한 분위기를 간직하면서도 활력이 넘칩니다. 무엇보다 만달레이는 ‘불교 수도’라 불릴 만큼 수많은 승려와 수도원이 자리하고 있어, 그 자체로 하나의 신성한 도시입니다.

만달레이의 대표 명소는 단연 만달레이 언덕(Mandalay Hill)입니다. 240m의 언덕 꼭대기에 오르면 도시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해질 무렵에는 금빛으로 물든 파고다들의 모습이 마음을 울립니다. 특히 수타우파야(Sutaungpyei Pagoda)는 화려한 거울 장식으로 이루어진 내부가 인상적이며, 방문자에게 묵상의 시간을 선사합니다.

만달레이에서는 꼭 방문해야 할 또 다른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우베인 다리(U Bein Bridge)입니다. 이 다리는 세계에서 가장 긴 목조다리로, 아마라뿌라 호수를 가로지르며 약 1.2km에 달합니다. 특히 해질 무렵의 실루엣은 미얀마를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입니다. 스산하면서도 로맨틱한 이 풍경은 수많은 사진작가와 여행자들의 영감을 자극합니다.

만달레이에서는 또한 마하무니 파고다(Mahamuni Pagoda)의 황금 불상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이 불상은 미얀마 전역에서 신성시되며, 매일 아침 승려들이 직접 씻겨주는 의식을 거행합니다. 관광객 또한 그 장면을 지켜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이곳 불교의 생활화된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만달레이는 한 도시 안에서 역사, 종교, 삶이 어우러진 공간입니다. 왕조의 숨결을 따라 걸으며, 그 안에 담긴 미얀마인의 정신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3. 자연과 신화의 경계, 포빠산(Mount Popa)

바간에서 남동쪽으로 약 5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포빠산(Mount Popa)은 휴화산 지형으로 형성된 신성한 산입니다. 이곳은 ‘나트(Nat)’라 불리는 미얀마 전통 신들을 모시는 성지로 여겨지며, 불교와 민간신앙이 혼재하는 독특한 종교적 풍경을 보여줍니다.

포빠산은 해발 1,500m 정도로, 그 자체도 웅장하지만,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바로 그 옆에 솟은 타웅깔라(Taung Kalat)라는 화산 플러그 위에 자리한 수도원입니다. 수직 절벽 위에 사원이 놓여 있고, 700개가 넘는 계단을 맨발로 올라야 도달할 수 있습니다. 고된 여정이지만, 그 끝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형언할 수 없이 장엄합니다.

올라가는 길목에는 원숭이들이 잔뜩 모여 있어 긴장감을 더합니다. 이들은 사원 주변의 명물이자, 때론 귀여운 방해꾼입니다. 현지에서는 원숭이들에게 음식을 주지 말 것을 권고하며, 그들의 장난기 가득한 행동을 조심해야 합니다.

포빠산 정상에서는 미얀마의 평원이 끝없이 펼쳐지며, 바간 사원지대까지 흐릿하게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구름 위의 사원이라 불릴 만큼 이곳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종교적 신비성과 자연의 숭고함이 함께 공존하는 이곳은, 단순한 풍경을 넘어 영혼의 안식을 주는 장소입니다.

바간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도 있지만, 포빠산 인근에는 뷰가 좋은 리조트들도 있으며, 하루쯤 머무르며 여유롭게 산의 정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침에 산 아래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도심의 소음과는 거리가 먼 진짜 '쉼'의 의미를 알려줍니다.

맺음말

미얀마 중부는 눈에 띄게 화려하지도, 북적이지도 않지만, 바로 그 점에서 특별합니다. 바간의 신비, 만달레이의 깊이, 포빠산의 숭고함은 여행자에게 단순한 감상 이상의 감동을 선물합니다. 과거와 현재, 자연과 신앙이 겹겹이 쌓여 있는 이 지역은, 고요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여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여행보다는 천천히, 때로는 무계획으로 길을 걸으며 미얀마 중부의 속살을 느껴보세요. 당신의 여정은 어느새 마음을 비우고, 또 채우는 시간이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