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1. 고대와 자연의 만남의 도시, 트리폴리(Tripoli)
2. 대자연의 절경, 카데이샤 계곡(Qadisha Valley)
3. 레바논 삼나무의 고향, 베샤레(Bsharri)와 세다르 숲(The Cedars of God)
레바논 북부 추천 여행지
중동의 스위스로 불리는 레바논은 지중해와 산악 지형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 수천 년의 역사와 종교, 문화가 집약된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특히 레바논 북부는 수도 베이루트나 남부 지역에 비해 관광객의 발길이 비교적 덜 닿았지만, 그만큼 순수한 자연의 매력과 고대 도시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레바논 북부의 주요 도시와 명소를 중심으로 세 가지 추천 여행지를 소개합니다.
1. 고대와 자연의 만남의 도시, 트리폴리(Tripoli)
레바논 제2의 도시 트리폴리는 수도 베이루트에서 북쪽으로 약 85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슬람 문명과 십자군의 역사가 교차하는 트리폴리는 오랜 세월 동안 무슬림, 기독교인, 드루즈 등이 함께 살아온 종교적 다원성이 잘 드러나는 도시입니다. 특히 올드 수크(Old Souk)는 중세 시대의 향수를 그대로 간직한 전통 시장으로, 천연 향료, 동양의 직물, 수제 비누, 향신료 등이 가득합니다.
트리폴리의 대표적인 명소 중 하나는 ‘Citadel of Raymond de Saint-Gilles(레이몬드 성)’입니다. 12세기 십자군 시대에 건립된 이 성채는 도시 위에 우뚝 솟아 있으며, 도시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로도 유명합니다. 성채 안에는 오래된 회랑과 감옥, 무기고 등이 남아 있어 역사의 무게를 느끼게 합니다.
트리폴리는 레바논 비누의 고장으로도 유명합니다. ‘Khan Al-Saboun’이라는 전통 비누 시장에 들러 올리브오일과 라벤더, 재스민 등 천연 재료로 만든 수제 비누를 구경하거나 구입해보는 것도 색다른 체험입니다. 또한 트리폴리 항구 근처에서는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현지 식당들이 많아 미식 여행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2. 대자연의 절경, 카데이샤 계곡(Qadisha Valley)
레바논 북부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최고의 자연 명소는 바로 ‘카데이샤 계곡(Qadisha Valley)’입니다.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성스러운 계곡’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레바논 기독교 수도원 문화의 발상지로도 유명합니다. 베이루트에서 차로 약 2~3시간 정도 떨어진 이 지역은 드라마틱한 절벽과 깊은 협곡, 맑은 강물이 조화를 이루는 대자연의 보고입니다.
특히 카데이샤 계곡은 수세기 동안 기독교 수도사들이 외부의 박해를 피해 숨어 지낸 장소로, 지금도 암벽과 협곡 곳곳에 수많은 수도원과 동굴 성당이 남아 있습니다. 대표적인 수도원으로는 ‘Saint Anthony of Qozhaya’ 수도원이 있으며, 이곳은 카데이샤 계곡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수도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이킹을 좋아하는 여행자에게 카데이샤는 천국과도 같은 곳입니다. 각종 트레킹 코스가 잘 정비되어 있어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다양한 코스를 선택할 수 있고,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시냇물 소리와 함께 야생화, 작은 폭포, 절벽 위의 수도원 풍경 등이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경건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이곳의 큰 매력입니다.
3. 레바논 삼나무의 고향, 베샤레(Bsharri)와 세다르 숲(The Cedars of God)
레바논 국기에도 그려져 있는 삼나무는 이 나라의 상징 중 하나입니다. ‘세다르 오브 갓(Cedars of God)’이라 불리는 이 삼나무 숲은 북부의 고산 지대에 위치한 마을 베샤레(Bsharri) 근처에 있으며, 레바논에서 가장 오래된 삼나무 군락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은 성경에서도 언급된 바 있으며, 수천 년 된 고목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 성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베샤레는 노벨문학상 후보에 여러 차례 올랐던 유명한 철학자이자 시인인 ‘칼릴 지브란(Khalil Gibran)’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지브란의 생가를 개조해 만든 ‘Gibran Museum’은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그의 필기 원고, 그림, 유품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문학과 철학에 관심이 있는 여행자라면 꼭 들러볼 만한 곳입니다.
겨울이 되면 베샤레 인근의 세다르 숲은 눈으로 뒤덮여 스키 리조트로 변신합니다. 이 지역은 해발 2000m 이상의 고산 지형으로, 겨울철에는 스키, 눈썰매, 스노우슈잉 등의 겨울 스포츠를 즐기기에 적합하며, 여름철엔 시원한 기온 덕분에 등산, 캠핑, 산악자전거 타기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곳의 삼나무는 단순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넘어서 레바논인들의 정체성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숲을 거닐다 보면 고요함 속에 스며든 역사와 신화, 문학이 자연 속에 어우러진 진정한 여행의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맺음말
레바논 북부는 그 자체로 한 편의 서사시와 같은 여행지입니다. 고대 도시 트리폴리의 중세 유산, 카데이샤 계곡의 신비로운 자연과 수도원 문화, 그리고 세다르 숲의 영원한 삼나무까지. 북부는 레바논이라는 나라의 정수이자, 자연과 인류의 유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대규모 상업 관광지에서 벗어나 진정한 감동과 휴식을 찾고 싶은 여행자라면, 이 북부의 숨겨진 보석 같은 장소들을 반드시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